어떻게 살것인가?
왠지 유시민 작가는 모든 것을 알고 있을 것 같았다. 썰전에서 유시민 작가의 말발이 상당히 인상 깊었다. 모든 논제에 대한 근거자료 숙지는 물론 자기만의 뚜렷한 의사가 있었고 그걸 논리적으로 설명을 잘하더라.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리스트 중 이 책이 있었다. 30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더 피부로 와 닿는 시기였고 그래서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.
철학 공부를 전혀 안 해본 나에겐 유명 철학가들의 인용이 교육적이었다. 삶을 논할 때에는 당연히 철학적 일 수밖에 없겠지. 방대하고 교육적인 정보와 근거 데이터, 그리고 유시민 작가의 인생사는 상당히 흥미로웠다. 나에겐 배우고 느낀 점과 동의하지 않는 점이 두드러진 책이었다.
’왜 자살하지 않느냐고 카뮈는 물었다. 그냥 살기만 할 것이 아니라 사는 이유를 찾으라는 것이다.’
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이다. 사는 이유가 내 성공을 이루기 위한 것인가? 만약 이룬다면 과연 내 삶은 훌륭해지는 걸까? 유시민 작가는 ‘스스로 뚜렷한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며 살았다면 훌륭한 인생이다’라고 했다. 삶의 의미를 찾을 때에 내가 타인의 삶을 얼마나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. 꿈은 명사가 아니다. 꿈은 동사여야 한다.
책 후반부부터의 내용은 다윈주의 좌파 이데올로기를 베이스로 풀어낸다. 진화론은 과학자들도 믿지 않는 이론이다. 생명공학(유전자 공학)을 전공하면서 느낀 것은 딱 하나이다. 생명은 절대로 우연히 만들어졌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. 세포 하나가 작동하는 원리, DNA가 만들어지는 것만 보더라도 도저히, 도저히 우연으로 만들어질 수 없는 원리다. 생명체는 너무나도 복잡하고 정교하다.
어쨌든 오류 투성이인 진화론을 바탕으로 논리를 펼치니 내가 납득할 수 없는 내용이 많았다. 진화론으로 진보를 장당화 시키는 사람도 있고 진화론으로 보수를 정당화시키는 사람도 있다. 그렇듯 이 모든 논쟁은 각 사람들의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고 해석함에 따라 모순이 생기기도 한다. 유시민 작가 또한 이러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.
좋은 책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한 책이다. 내 삶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고민해보게 되었고 타인과 이 사회에 어떻게 이바지할지 고민을 해보게 되었고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간접 경험을 하게 된 책이다.